스마트글래스 시장에서 메타의 독주는 숫자로 이미 확인된다. 메타의 점유율은 2025년 상반기 73%에서 하반기 82%로 뛰었다. 반년 만에 시장의 5분의 4 이상을 혼자 차지한 셈이다.

레이밴과 오클리로 연 시장

메타의 독주는 우연이 아니다. 에실로룩소티카와 협업해 레이밴과 오클리라는 이미 대중적으로 익숙한 안경 브랜드를 스마트글래스에 그대로 얹었다. 새로운 브랜드를 처음부터 만드는 대신, 사람들이 이미 신뢰하고 착용하던 브랜드를 활용해 진입 장벽을 낮춘 전략이다. 이 방식으로 메타는 스마트글래스라는 낯선 카테고리를 사실상 혼자 개척했다고 볼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뒤늦게 뛰어든 삼성과 구글

이런 독주 구도에 삼성전자와 구글이 반격 카드를 꺼냈다. 두 회사는 안드로이드 XR을 기반으로 한 AI 글라스를 공개했고,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메타가 이미 만들어놓은 시장에 늦게 합류하는 모양새지만, 그만큼 메타의 시행착오를 지켜본 뒤 진입한다는 이점도 있다.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를 택한 삼성

삼성의 전략은 메타의 방식과 닮아 있으면서도 다르다. 삼성은 젠틀몬스터, 워비파커와 협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음성과 제스처, 시각 정보를 결합해 메시지 확인, 실시간 번역, 길안내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 안경 브랜드와 손잡는다는 큰 틀은 메타와 비슷하지만, 어떤 브랜드와 어떤 기능 조합을 택하느냐에서 각자의 색깔을 내려는 시도로 보인다.

경쟁의 축이 옮겨가는 지점

초기 스마트글래스 경쟁은 누가 먼저 시장을 열었느냐가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제 경쟁축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누가 더 가볍고 자연스러운 착용감을 주는가가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48그램에서 52그램 이하를 목표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종일 얼굴에 걸치고 다녀야 하는 물건인 만큼, 기능이 아무리 많아도 무겁고 불편하면 결국 서랍 속으로 들어간다는 걸 업계 전체가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82%라는 숫자의 두 얼굴

메타의 82%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시장이 아직 한 회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쟁자가 늘어나지 않으면 가격이나 기능 혁신의 속도가 느려질 위험도 있다. 삼성과 구글이라는 대형 사업자가 뒤늦게라도 뛰어든다는 사실 자체가, 이 시장이 한 회사의 독점 구도로 굳어지기 전에 경쟁 구도를 만들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을 가능성이 있다.

안경이라는 익숙한 형태의 힘

세 회사 모두 완전히 새로운 디바이스가 아니라 기존 안경 브랜드와 협업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공통점도 눈에 띈다. 스마트글래스가 대중화되려면 결국 기술보다 '평소에 쓰던 안경과 얼마나 비슷하게 느껴지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업계 전반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앞으로의 경쟁은 소프트웨어 기능 차별화 못지않게, 어떤 안경 브랜드와 손잡고 얼마나 자연스러운 착용감을 만들어내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메타가 먼저 문을 열었다면, 삼성과 구글은 그 문 안에서 다른 기준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셈이다. 시장 점유율이라는 숫자는 여전히 메타 쪽으로 크게 기울어 있지만, 무게와 착용감이라는 새로운 기준에서 판도가 얼마나 흔들릴지는 하반기 출시 이후에나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8-27 0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