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에게 밥을 챙겨주는 정도로 끝나던 시절은 지났다. 2025년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약 6조 2,000억 원에 달했고, 연평균 성장률은 10% 안팎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 숫자 뒤에는 반려동물을 대하는 인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더 큰 흐름이 있다.
국내를 넘어선 성장 속도
이 흐름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글로벌 펫케어 산업은 2026년 약 2,177억 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약 26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관련 지출이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고, 이는 특정 국가의 문화적 유행이 아니라 반려동물을 기르는 방식 자체가 전 지구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펫테크가 만드는 또 하나의 축
용품과 사료 중심이던 시장에 기술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축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펫테크 시장은 2026년 약 191억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12%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의 건강이나 위치, 활동량을 관리해주는 기기와 서비스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사람이 웨어러블 기기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듯, 반려동물에게도 비슷한 방식의 관리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정점에 다다른 펫 휴머니제이션
이 모든 흐름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이 '펫 휴머니제이션'이다.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대하는 이 트렌드가 정점에 달하면서, 소비 형태도 단순한 용품 구매를 넘어 훨씬 고도화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미용이나 사료 같은 기본적인 항목을 넘어, 건강관리나 정서적 케어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서비스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지출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반려동물 관련 지출을 바라보는 인식 자체다. 예전에는 여유가 있을 때 쓰는 선택적 소비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준필수 가정용품으로 인식이 전환되는 추세다. 이 인식의 전환이야말로 시장 성장률이 꾸준히 두 자릿수 안팎을 유지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볼 수 있다. 경기가 좋을 때만 늘어나는 지출이 아니라, 가정의 기본 지출 항목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세분화도 커진다
시장이 6조 원을 넘기고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사업자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 여지가 커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료나 용품 같은 기본 영역은 이미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제는 건강관리, 보험, 장례, 여행 동반 서비스처럼 더 세부적인 영역으로 사업 기회가 계속 갈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커지는 속도만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의 폭도 함께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성장과 국내 성장의 온도차
국내 시장의 10% 안팎 성장률과 글로벌 펫테크 시장의 12% 성장률은 비슷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절대적인 시장 규모 차이를 감안하면 해외 자본과 기술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올 유인도 계속 커질 수 있다. 글로벌 펫케어 산업이 260조 원 규모로 커지는 흐름 속에서, 국내 업체들이 이 성장을 어떻게 흡수하느냐가 앞으로 몇 년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펫코노미의 확장은 일시적인 트렌드라기보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보는 인식이 소비 구조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에 가깝다. 이 흐름이 앞으로 어디까지 고도화될지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가 반려동물을 위한 서비스로 얼마나 더 옮겨갈 수 있는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8-27 07:57